오지혜 기자

등록 : 2020.02.27 19:34

권순우, 세계2위 나달과 맞대결 성사

등록 : 2020.02.27 19:34

권순우가 27일 멕시코 아카풀코에서 열린 ATP투어 멕시코 오픈 사흘째 단식 2회전에서 두산 라요비치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멕시코 오픈 제공

세계랭킹 76위의 권순우(23ㆍ당진시청)가 50단계 이상 랭킹 격차를 보이는 24위 두산 라요비치(30ㆍ세르비아)를 물리치며 4주 연속 8강에 진출했다. 28일로 예정된 8강전의 상대는 ‘빅 3’ 중 하나인 세계 2위 라파엘 나달(34ㆍ스페인)이다.

권순우는 27일(한국시간) 멕시코 아카풀코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멕시코오픈(총상금 184만5,265달러) 16강에서 라요비치를 상대로 2-0(7-6<7-2> 6-0) 완승을 얻어냈다. 이로써 권순우는 타타 오픈ㆍ뉴욕 오픈ㆍ델레이비치 오픈에 이어 네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권순우는 ATP투어 500시리즈 8강에 첫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500시리즈는 1000시리즈 다음으로 큰 규모의 대회로, 앞서 그가 출전해오던 250시리즈에 비해 상금ㆍ랭킹포인트ㆍ참가 선수 모두 격이 다르다. 또 지난해 500시리즈 대회에서 모두 예선 탈락했던 권순우로써는 괄목할만한 성장임이 분명하다.

다음 상대는 최강자 나달이다. 권순우 전에는 정현(24ㆍ144위)이 나달과 세 차례 대결을 펼쳐 전부 졌다. 권순우가 노박 조코비치(1위ㆍ세르비아), 나달, 로저 페더러(3위ㆍ스위스) 등 ‘빅 3’ 중 한 명과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만난 선수 중 가장 랭킹이 높은 상대는 당시 9위였던 카렌 하차노프(24ㆍ러시아)다. 권순우는 이때 1-3으로 패했다.

권순우를 지도하는 임규태 코치는 2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TV에서만 보던 사람을 상대하게 됐는데, 경험 자체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차노프와 경기를 하면서 자신감을 쌓았던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한 수 배우러 간다고 여길 것”이라고 했다.

이날 권순우는 극적인 연출을 선보였다. 1세트 초반 상대에게 밀리던 권순우는 10번째 게임 30-30 포인트 상황에서 라요비치의 백사이드라인에 샷을 떨어뜨리며 분위기를 바꿨다. 라요비치는 여기서 실수를 저지르며 브레이크 포인트에 몰렸다. 라요비치는 판정 번복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라요비치는 평정심을 잃었고, 권순우는 이 틈을 파고 들어갔다. 타이브레이크 상황에서 상대 포인트를 두 번 빼앗은 그는 결국 7-6으로 세트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라요비치는 2세트에서도 범실을 저지르며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임 코치는 “날이 덥고 습했는데 포기하지 않고 계속 따라가다 보니, 마지막 기회를 잡아 승리까지 해낼 수 있게 됐다”며 “중요한 순간에 정신력을 발휘했던 모습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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