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종은 기자

등록 : 2020.06.16 04:30

수출 부진ㆍ인명 사고ㆍ품질 문제까지… ‘트리플 악재’ 덮친 현대차

등록 : 2020.06.16 04:30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국내 완성차 업계 간판인 현대자동차가 ‘트리플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협력사 근로자 사망사고와 품질이슈까지 겹치면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 신뢰의 바로미터인 품질 문제는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단 점에서 코로나19 상황 속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15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외 누적 판매량은 128만8,629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3%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판매량이 30% 이상 급감한 탓이다. 같은 기간 동안 현대차 수출 물량 역시 지난해 동기에 비해 23.9% 줄어든 31만173대로 집계됐다. 해외 현지 직접 판매량 또한 67만7,54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5% 줄었다.

무엇보다 수출 문제가 심각하다. 현지 판매는 지난 4월 바닥(3만2,599대)을 찍고 상승 중이지만, 수출은 3월부터 하향세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58.5% 감소한 3만7,284대까지 떨어지면서 11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유럽 등 주요 수출국이 여전히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올해 월별 생산·판매 추이

수출 부진의 원인은 현지 시장 상황과 국내 생산 환경 문제도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2월에는 중국에서 차량 내 배선뭉치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 수급 차질이 빚어지면서 공장 휴업과 조업 재개가 반복됐다. 3월 이후엔 코로나19 방역과 확진자 발생 등이 이어지면서 국내 공장의 임시 휴업은 또 다시 이어졌다. 그 결과 올 들어 5월까지 국내 생산량은 60만8,66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운전석 모듈(크래시패드)‘을 현대차에 납품하는 덕양산업 공장에서 터진 인명사고로 이달 12일부터 울산2공장 1라인(GV80·투싼), 울산2공장 2라인(팰리세이드·싼타페), 울산4공장 1라인(팰리세이드·그랜드스타렉스) 등 3개 생산라인이 멈춰선 상태다. 크래시패드는 부피가 커서 재고관리가 쉽지 않다. 현대차도 매일 필요한 물량만 공급받아왔다. 때문에 덕양산업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현대차 역시 생산라인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지난 11일 오후 8시 30분께 사고로 노동자 1명이 사망한 덕양산업은 현재 현장 보존을 위해 4개 라인이 멈췄다. 이 곳에서 고용노동부 감독관 등이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팰리세이드, GV80, G80 등 신차나 인기차종은 수급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계약이 많이 밀려있고, 그 외 차종이나 수출 물량은 재고가 넘치는 극단적인 상황이다”며 “주요 수출국가에서 자동차 공장 가동은 시작됐지만, 소비 시장 정상화까지는 시차가 있어 수출재고가 넘쳐나 공장운영이 상당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현대차 1~5월 누적 생산·판매량 비교

어두운 하반기 전망은 현대차에게 더 큰 부담이다. 신차 수요로 버티고 있던 내수 시장에서 최근 불거진 ‘품질문제’로 판매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제네시스 ‘GV80 3.0 디젤 모델’은 주행 중 간헐적 진동 문제로 생산과 출고가 중단됐다. 또 G80, GV80에 장착된 2.5 가솔린 터보 엔진도 배기구에서 ‘물 끓는 소리’가 들리면서 자체 조사 중이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대구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이 배터리 발화로 의심되는 화재로 전손돼,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외부 요인에 의한 판매 부진은 상황이 개선되면 빠르게 판매회복이 가능하지만, 품질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정상화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며 “신차 출시나 판매도 중요하지만 과거 금융위기 이후 현대차가 ‘품질경영’으로 글로벌5위까지 올라갔던 기억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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