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욱
인턴기자

등록 : 2019.10.19 11:00

[이번주 동물 이슈] '다시 만나달라' 집착 고교 교사, 전 애인 반려견 살해해

등록 : 2019.10.19 11:00

사건 당시 세상을 떠난 반려견 '애기'의 몸은 모두 젖은 상태였고(오른쪽), 싱크대 위에는 애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토사물과 배변의 흔적이 있었다. 제보자 김모 씨 제공



1. 전 애인 반려견 발로 차 죽인 고교 교사, "사람 향한 위협 내포하는 동물학대"

한 남성이 헤어진 애인의 집에 찾아가 반려견을 죽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지난 12일, 이 사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알린 김모 씨에 따르면 지난 11일 저녁, 전남 강진군에서 반려견 4마리와 함께 사는 김씨의 어머니 A씨는 잠시 외출했다 집에 돌아와 반려견 ‘애기’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애기의 코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온몸이 젖은 상태였습니다. 이상한 마음에 집을 둘러보니 싱크대 위에 있는 세숫대야에는 반려견의 토사물과 배변 흔적이 있었습니다.

사건 당시 세상을 떠난 반려견 '애기'의 몸은 모두 젖은 상태였고(오른쪽), 싱크대 위에는 애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토사물과 배변의 흔적이 있었다. 제보자 김모 씨 제공

김씨는 SNS에 글을 올리며 전남 장흥군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 교사 B씨를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B씨는 A씨와 3년간 교제하다 최근 헤어진 상태였습니다. 김씨에 따르면 B씨는 헤어진 후에도 A씨에게 ‘다시 만나자’며 지속적으로 연락했고, 연락을 받지 않으면 집으로 찾아왔다고 합니다. 김씨는 “B씨는 헤어지기 전, 집 비밀번호를 바꾸는 방법을 모르는 어머니를 대신해 비밀번호를 바꿔준 만큼 언제든 집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사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건 다음날 김씨는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왜 반려견을 죽게 했느냐고 물었지만 B씨는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CCTV를 확인한 김씨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그제야 B씨는 “집 앞에는 갔지만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고 합니다.

하지만 김씨가 SNS에 사건을 알려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게 되자, B씨는 그제서야 A씨 집에 무단 침입한 사실을 인정하고 김씨에게 글을 내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B씨는 반려견이 시끄럽게 짖어 걷어찼을 뿐, 반려견이 죽은 것은 모르고 있었고 죽은 사실은 김씨의 전화를 받은 뒤 처음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B씨는 13일에도 A씨의 집을 찾아와 김씨의 SNS 글을 내려달라고 재차 요구했습니다. 김씨는 “사건 당일 애기가 죽는 모습을 본 것인지, 다른 개들도 집을 찾아온 B씨를 보고 경계심을 보이며 크게 짖었다”며 “다른 개들도 B씨에게 맞은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B씨에게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교사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냐”고 묻자 B씨는 “개인적인 일이라 괜찮다. 학교에서도 1주일 동안 연가를 쓰고 문제를 잘 해결하라고 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김씨는 이에 "학교 측에서 상황을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A씨의 반려견 '애기'의 생전 모습. 애기는 A씨가 기르던 4마리 반려견 중 가장 약한 아이였다고 한다. 제보자 김씨 제공

A씨의 반려견 '애기'의 생전 모습. 애기는 A씨가 기르던 4마리 반려견 중 가장 약한 아이였다고 한다. 제보자 김씨 제공.

사건을 접수한 강진경찰서는 “현재 피해자와 피의자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씨는 경찰에 고소한 이후에도 B씨가 지속적으로 문자메시지와 전화를 통해 고소를 취하해달라며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충분한 보상을 해 주겠다고 말하지만, 처음부터 B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증거를 내밀 때마다 말을 바꾸니 믿기가 어렵다”면서 “이런 짓을 하고도 학교에서 계속 학생을 가르치려 한다는 게 믿기 힘들고 억울하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 애기가 몸이 약하게 태어나서 어머니가 평소에도 각별하게 생각해 왔었다. 지금도 집에만 가면 애기 생각이 난다고 얘기하고 계신다”라며 피해자의 심경도 전했습니다.

동물권을 연구하는 변호사단체 PNR의 서국화 공동대표(법무법인 위공)는 “피해자 주장을 종합해 봤을 때 피해자는 반려견을 잃은 상실감 뿐 아니라 두려움을 느낄 만한 상황에 처한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연인이었던 가해자가 피해자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왔다는 맥락을 감안했을 때 피해자에게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서 대표는 “이 사건은 사람에 대한 위험성을 내포하는 동물학대 사건으로 봐야 할 것 같다”면서 “사실관계가 확인된다면 반려동물을 잃은 상실감 뿐 아니라 피해자의 안전 또한 고려해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중형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2. 반려견 데리고 택시 탔더니… 돌아온 건 욕설과 ‘강제 하차’

반려견과 택시에 탄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린 택시 기사가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부산지법 형사6단독 천종호 부장판사는 15일 폭행 혐의로 기소된 택시 기사 ㄱ(67)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ㄱ씨는 지난 5월27일 오후 부산 금정구에서 승객 ㄴ씨가 보자기에 싼 작은 반려견을 안고 택시 뒷좌석에 오르자 다짜고짜 "내리라"라고 말했습니다. ㄴ씨가 하차를 거부하자 ㄱ씨는 욕설을 내뱉으면서 차 문을 열고 ㄴ씨의 팔과 손목을 잡고 강제로 끌어내렸습니다.

천 판사는 “택시의 블랙박스 영상과 가해자인 택시 기사와 피해 여성의 진술 등을 종합해 봤을 때 폭행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면서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부당한 승차거부에 법적인 제재가 가해진 점을 다행스럽게 여기는 한편,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바로 택시 기사가 ‘폭행죄’로 처벌받았다는 점입니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운수법) 26조 1항 1호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여객의 승차를 거부하거나 여객을 중도에서 내리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택시 기사가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 20만원과 경고 조치를 받을 수 있고, 재차 어길 경우 40만원과 택시운전자격 30일 정지, 3번 연속으로 걸릴 경우 과태료 60만원과 택시운전자격이 취소됩니다. 만일 ㄱ씨가 폭력적인 행위를 동원해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리지 않고 승차거부만 했을 경우 단순 과태료 처분에 그칠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부산지역 동물보호단체인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의 김애라 대표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반려인들은 반려견의 용변을 처리할 수 있는 수단을 소지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여객운수법을 확실하게 개정해 케이지나 보자기 등 반려동물을 안전하게 태울 수 있는 장비를 가질 경우 아무런 제약 없이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3. 야생 멧돼지 ASF 속속 검출… 뒤늦게 포획 나선 정부

지난 3일 연천군 비무장지대(DMZ)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의 사체(왼쪽). 환경부 제공

이번주에만 5마리의 야생 멧돼지에게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난 3일 경기 연천군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후 9일 만인 12일 연천군과 강원 철원군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내에서 야생 멧돼지의 ASF 바이러스가 발견됐습니다. 이어서 13일 철원군, 15일 연천군, 16일 철원군에 이어 17일 연천군과 파주시에서 각각 1마리씩 발견된 야생 멧돼지 사체에서 ASF 양성 반응이 확인됐습니다. 이로써 ASF가 검출된 야생 멧돼지는 총 9마리로 집계된 상황입니다. 파주시에서 야생 멧돼지의 ASF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야생 멧돼지에게서 ASF 바이러스가 확인되자, 정부도 경기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15일부터 민·관·군 합동으로 야생 멧돼지 포획에 나섰습니다. 국방부는 17일 “민·관·군 합동 포획작전을 15~16일 진행한 결과, 126마리의 야생 멧돼지를 사살했다”고 밝혔습니다. 포획 조치는 경기 파주, 연천, 강원 화천군, 인제군, 양구군, 고성군, 철원군 등 ASF 발생 지역과 전파 가능성이 높은 접경 지역에서 이뤄졌습니다. 사살된 야생 멧돼지는 군부대가 지정한 장소에 매몰됐다고 국방부는 밝혔습니다.

16일 강원 화천군 소속 군부대로 멧돼지 포획 틀이 전달되고 있다. 연합뉴스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김현수 장관은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ASF 방역 추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열고 “멧돼지 사체는 ASF의 전파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사체 수거와 주변 소독, 잔존물 제거 등을 꼼꼼히 시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김 장관은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민통선과 차단 지역에서 야생 멧돼지 포획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폐사체 조기 발견을 위한 예찰도 강화하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초 전문가들 사이에 야생 멧돼지가 ASF 전파 경로로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었지만, 관계 당국이 이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야생 멧돼지에게만 ASF가 발생했던 체코는 물론 인접국 발생만으로 야생 멧돼지에 대한 선제적 살처분에 나선 독일과 프랑스 사례에 비춰 우리 정부 대응은 미온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행히 양돈농가에서 발생하는 ASF는 지난 9일 연천군 신서면에서 14번째로 발생한 이후 추가 확진은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부의 방역조치로 더 이상 ASF가 확산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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