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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수의 느린 풍경] 성묘길 불청객


추석을 앞두고 산소 풀 베기에 나섰다가 불청객을 만났다.

독기 가득해 보이는 벌들이 끝없이 무덤가 측백나무 속을 드나들고 있었다. 조심스레 덤불을 헤쳐보니 역시나 손바닥만한 벌집이 달려 있다. 준비해간 스프레이 살충제로 제압할까 망설이다 그냥 한발 물러섰다. 섣불리 건드렸다가 뒷감당이 힘들 것 같고, 그냥 둬도 성묘에 큰 어려움은 없을 듯 해서다.

솔직히 둥지 틀고 사는 벌들 입장에선 1년에 한 두 번 찾아오는 후손들이 오히려 불청객 아닌가.

인간과 동물의 영역다툼은 곳곳에서 현재진행형이다. 멧돼지가 도심을 휘젓고 다닌다는 뉴스가 더 이상 신기하지 않고, 웬만한 농촌에선 먹거리 찾아나선 고라니와 맞닥뜨리는 게 흔한 일이다.

안전을 위협하고 경제적 피해를 입히는 유해조수는 퇴치가 우선이겠지만, 인간과 야생동물과의 전쟁과 공존은 경계를 넘나들며 확산될 듯하다.

여행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등록: 2016.08.28 17:00 수정: 2016.08.28 18:02 최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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