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멀티미디어

  • slider

[최흥수의 느린 풍경]자수정나라의 이상한 호박마차


울산 울주군 상남면의 자수정동굴나라는 자수정 폐광을 활용한 관광시설이다. 1만6,500㎡면적, 2.5km에 이르는 관람로를 따라 다양한 볼거리를 전시했다. 자수정이 무더기로 나온 광맥과 현장에서 캐낸 자수정도 전시했고, 한쪽 벽면에는 반구대 암각화도 그려 지역 특색을 담으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하지만 전시장으로서의 기능은 딱 거기까지다.

화려한 조명을 따라 이동하다 보면 원시인이 자수정을 캐는 모습과 석굴암을 본 딴 동굴 암자도 만나고, 뜬금없이 공룡이 나타나는가 하면 신데렐라의 호박 마차도 등장한다. 사실관계는 제쳐놓고라도 전시물 사이에 연결고리가 전혀 없어 도무지 종잡기 힘들다. 이집트 유적을 흉내 낸 전시물 옆에서 열리는 필리핀 기예 공연까지 보고 나면 말문이 막혀 온다.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를 보는 것처럼 혼란스러운 느낌이랄까. 전국 최대규모 자수정동굴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일관된 주제와 스토리가 아쉽다.

여행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등록: 2016.05.08 17:52 최흥수 기자
  
로그인 선택 >
0/300
  • 0 0
    답글 달기 이름 페이스북
    이름 | 날짜
    코맨트
    0/300
    • 트위터
      이름 | 날짜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