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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9년 12월31일 국회 청문회에서 전두환씨가 광주항쟁과 관련, 군의 자위권을 거론하자 특위 위원인 평민당 이철용 의원이 연단으로 달려나가 전씨에게 삿대질과 함께 "살인마" 등 고함을 지르고 있다. 보도사진연감

[시대의 기억] “당신은 살인마야” 전두환 국회증언


“12·12 사태는 우발적이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1989년 12월 31일, 강원도 백담사에서 은거 중이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5공비리특위’와 ‘광주특위’ 증언대에 섰다. 청문회는 해를 넘겨가며 장장 14시간에 걸쳐 진행됐지만 질의에 나선 평민당 등 야당의원들과 국민들은 분통에 몸을 떨어야 했다.

전 씨는 12·12 군사쿠데타가 계획된 것이 아닌 우발적 사태라 주장했으며 광주 학살 발포를 두고도 “자위권 행사였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평화민주당(평민당)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항의했고 집권 민정당은 맞대응과 김 빼기로 일관했다. 고성과 막말 속에 특위는 7번이나 정회를 해야만 했다.

소설 ‘어둠의 자식들’ ‘꼬방동네 사람들’로 유명한 이철용 의원과 광주항쟁 당시 시민군 대표로 활동하다 국회의원으로 변신한 정상용 의원이 의석에서 튀어나와 소리쳤다. “당신은 살인마야”

증언을 끝내지 못한 채 단상에서 퇴장하는 전 씨를 향해 통일민주당 노무현 의원은 바닥에 명패를 내동댕이치며 울분을 토로했다. 울분과 분노가 가득했던 국회 세모 풍경이었다.

야당은 위증고발을 추진했지만 민정당은 종결을 선언함으로써 5공청산은 물거품이 됐다. 이듬해 1월 민정당은 통일민주당을 이끌던 YS와 신민주공화당의 JP를 끌어들여 3당 합당을 통해 거대여당 ‘민자당’을 탄생시켰다. 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손용석 멀티미디어부장
등록: 2016.12.31 04:40 손용석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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