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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수의 느린 풍경] 단풍단상(丹楓斷想)


아파트 놀이터에 떨어진 벚나무 잎을 색깔 별로 모아 보았다. 사실 떨어지지 않은 녹색 잎은 구색을 맞추기 위해 몇 장 땄다.

대부분 백과사전은 단풍을 ‘가을철 잎이 떨어지기 전에 엽록소가 파괴되면서 가려졌던 색소들이 나타나거나, 잎 속의 물질들이 다른 색소로 바뀌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붉은 단풍은 안토시아닌, 노란 단풍은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가 많아지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덧붙인다. 문구는 깔끔한데 건조하다. 학술적 전문지식을 앞세운 해설은 잎눈으로 맞이한 혹독한 추위와 봄날의 간지러운 햇살, 한여름 끈적거리는 장마와 무더위, 이 가을의 따사로운 햇볕과 서늘한 바람을 말해주지 않는다. 사계절을 나면서 견디고 누렸던 숱한 사연은 기억하지 못한다.

찬바람 스치고, 다시 한 해를 되돌아볼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여행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등록: 2016.10.23 17:31 최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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