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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수의 느린 풍경] 철새는 억울하다


겨울 철새가 본격적으로 날아드는 요즘, 경남 창녕 우포늪으로 향하는 길목에 조류인플루엔자(AI)를 예방하기 위해 방역제를 뿌린 카펫이 깔려있다. 철새의 배설물이 국가간 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으니, 먹이와 서식처를 찾아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든 죄밖에 없는 새들이 억울한 처지에 몰렸다.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AI에 올해는 ‘고병원성’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어 먼 발치서 철새를 관찰하는 사람들도 죄책감이 들기는 마찬가지다. 금강하구, 천수만, 주남저수지 등 철새들의 화려한 군무로 유명한 지역은 자랑도 못하고 속앓이만 할 처지다.

최대 피해자는 역시 축산농가. 일단 발생지역에서 반경 3km 이내의 가금류는 산죽음을 면할 길이 없다. 지난달 중순부터 지금까지 살처분한 닭과 오리는 이미 300만 마리가 넘는다. 그렇다고 국민 간식이 된 치킨과 계란이 없는 식탁은 상상할 수 없는 상황. 이를 공급하는 대규모 축산 시스템이 유지되는 한 닭도 사람도 조류인플루엔자 공포에서 쉽사리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여행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등록: 2016.12.04 17:06 최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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