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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강의 폰카일상] 봄날의 휴식


케이블 설치 기사는 괴롭다. 담벼락이나 전봇대, 지붕까지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하는 위험한 업무가 괴롭고, 대형 통신사로부터 할당돼 내려오는 과도한 업무량도 괴롭다. 오죽하면 편히 앉아 점심 먹을 시간조차 없다고 말할까. 무엇보다 이들을 괴롭히는 건 불안한 고용조건이다. 일한 만큼 주지 않는 것은 물론 회사의 영업손실을 정리해고로 떠넘기는 악덕업체도 있다. 아예 ‘건 by 건’, 실적에 따라 임금을 받는 도급기사도 많아졌다.

봄볕 좋은 어느 날 케이블 설치 기사들이 서울 태평로의 이면도로변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커다란 공구함과 긴 사다리를 싣고 골목을 누비던 오토바이도 함께 쉰다.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빛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만 이를 즐길 수 있는 처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쉬는 동안에도 쉴새 없이 통화를 하던 기사들은 얼마 안 되어 하나 둘 자리를 떴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pindropper@hankookilbo.com
등록: 2016.04.15 16:40 수정: 2016.04.15 16:41 박서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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