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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수의 느린 풍경] 이빨 빠진 찰옥수수


충북 보은 속리산 자락 한 산골마을 농가에서 옥수수를 걸어 말리고 있다. 군데군데 검보라색 알이 박혀 듬성듬성 이가 빠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요즘 시중에서 판매하는 옥수수는 대개 전체적으로 알이 희거나 노르스름한 빛에 가깝다. 껍질이 얇고 차지다는 자랑도 빠지지 않는다. 모두다 보기 좋고 먹기 좋게 개량한 종자들이다.

‘굶어 죽더라도 종자는 베고 죽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농부에게 씨앗관리는 가장 중요한 일이었지만 다 옛말이 됐다. 요즘 농민들은 씨앗이나 모종을 사서 심지만 토종씨앗을 고집하는 농민도 소수 있긴 하다. 종자를 지키는 일이 미래 식량을 지키는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토종씨앗은 수확량은 떨어져도 우리 땅에 적응한 종자이기에 생명력이 강하다. 산골마을 옥수수가 토종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다국적 종묘회사가 국내 씨앗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내년 농사를 위해 직접 씨앗을 준비하는 모습만도 반가운 풍경이다.

여행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등록: 2016.08.21 17:00 최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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